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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ic Grammar in Use with Answers (Full Color, 3rd Edition) - 9점
Raymond Murphy 외 지음/Cambridge University Press

Grammar in Use Intermediate (Paperback, 3rd Edition, with Answers) - 10점
/Cambridge University Press(케임브리지)

어느 날 문득 영어공부를 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인터넷으로 바로 이 책을 주문했었는데, 그게 2008년 10월의 일이었다.
점심시간이나 잠들기 전의 짜투리 시간을 활용해서 이 책을 공부했다. 2년의 시간이나 지나서야 이 책들을 다 끝냈으니 얼마나 게으르게 공부했는가. 그래도 주기적으로 꼬박꼬박 봐오면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게 너무 너무 기쁘다.

1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한번도 순서를 뒤집지 않고, 한글자 한글자 조심조심 읽어보고 문제를 풀고 또 답을 맞췄다.
보라색 책인 Grammar in Use Intermediate는 올해 내내 가방에 넣고 다녀서 책이 떡이 되어버렸는데, 그래서 오히려 더 애착이 간다.

당연히 이 책을 처음 샀을 당시에 비해서 영어 실력은 상당히 많이 좋아졌다.
내가 영어 공부를 시작한 목적은 프로그래밍을 조금 더 잘하고 싶어서 였다. 기술 문서들을 읽기도 너무 어렵고, 특히 뉴스 그룹 같은 곳에서 무엇을 물어 볼 때 한 문장도 제대로 못 써서 쩔쩔매는 나를 발견하고는 이대로는 실력이 많이 안늘겠구나 하고 생각을 했다.

이 책들 덕분에 지금은 이런 문서들을 별다른 거부감 없이 읽을 수 있고, stackoverflow 같은 사이트에서 프로그래밍 하다가 궁금한 것들을 물어볼 수 있을 정도가 되었으니 목적은 달성한 셈이다.

사실 처음에는 이 두 권을 꼼꼼히만 다 보면 실력이 엄청 많이 늘 것이라 생각했는데, 아직도 2~3줄 짜리 긴 문장을 볼 때 숨이 턱턱 막히는 것을 보면 역시 세상에 만만하게 되는 일이 없구나 싶다. 그래도 기초는 잘 닦았으니 꾸준히만 계속 공부하면 점점 좋아질 것이라 생각한다.

나는 Basic이나 Intermediate나 2판으로 샀었는데, 내가 구입한 직후 Intermediate의 3판이 나왔고 바로 얼마전에 Basic Grammar In Use의 3판이 나왔다. 새로 구입한다면 당연히 3판을 사는 것이 좋을 것이다.
당시 이 책 2권을 사기 위해 책 값 3만원 정도를 썼는데, 얻은 것에 비하면 책 값은 아주 뽕을 뽑았다고 할 수 있겠다.
아, 뽕을 뽑는다는 것은 얼마나 기분 좋은 일인가.

하지만, 이 책을 끝까지 공부한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사실 이 책이 얼마나 유명한 책인지는 말 안해도 영어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다 알고 있는 사실 아닌가. 내 주위에도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가지고 있지만 끝까지 다 풀어낸 사람을 한 명도 보지 못했다.
나는 내가 얼마나 의지가 약한 인간인지 알기 때문에, 처음 책을 사서 아주 느슨하게 목표를 잡았다. 1년에 한 권씩.
3일에 한 챕터씩만 하면 딱 1년이 걸린다. 이 정도면 할만하지 않은가?
사람마다 성향도 다르고 처해있는 상황들도 각기 다르니, 자신에게 잘 맞추어서 목표를 정하고 시작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하는 것이다.

뒤돌아보면 내가 군대에 있었을 때 이 책들을 공부하지 않았던 것은 정말 어리석었다. 나는 그 때 왜 내무반 방구석에 누워서 쓸데없는 소설책들만 읽고 있었을까.
영어 공부는 어렸을 때 부터 하는 것이 훨씬 이득이다. 23-4살 때 영어를 어느 정도만 했어도 30살이 될 때까지 훨씬 더 많은 지식을 머리 속에 넣을 수 있었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