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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미드, 24시

2010. 9. 24. 20:37 | 에세이

우리 회사에는, 집에가면 미드만 보느라 남자친구도 안생기는 -하지만 꽤 예쁘장한 생긴 미드 오타쿠가 하나 있는데, 그 친구가 리스닝이 450점이 나온다는 것을 듣고나서는, 나도 미드를 몽창 구해다 봐야겠다 하고 결심하게 되었다.

빌어먹을 저주받은 귓구녕을 가진 내게 리스닝은 정말 너무도 어려워 토익 시험을 보면 리스닝 120점이 나오곤 했는데, 그런 내가 385점이나 받다니 분명히 미드가 도움이 되긴 했나보다.

프렌즈 시즌 1-10
로스트 시즌 1-4
히어로즈 시즌 1-3
24시 시즌 1-8
덱스터 시즌 1-2
가십걸, 섹스앤더시티, 위기의 주부들 시즌 1의 코딱지 만큼.

지금까지 내가 본 미드들인데, 처음부터 끝까지 다 본 미드는 프렌즈와 24시 밖에는 없다.
많은 친구들이 가십걸과 섹스앤더시티 그리고 위기의 주부들을 강력히 추천해줬는데, 나는 너무 재미가 없었다. 섹스앤더시티와 위기의 주부들은 배우들이 전부 못생겨서가 그 이유겠고, 가십걸은 보고 앉아있으면 '지금 도대체 내가 뭐하는 짓이지?' 하는 생각만 들더라.

추석 연휴를 집에서 빈둥거리다가 미드나 볼까하는데, 24시를 다 보고나서는 다른 것들은 도저히 재미가 없어서 볼 수가 없었다.

집에서 회사까지는 20분 정도가 걸리는데, 출근할 때와 퇴근할 때 24시를 보면 하루에 1편씩을 볼수가 있었다.
6개월여 출퇴근 길마다 작은 행복을 느꼈는데, 이제 그런 행복이 사라지다니 너무 속상하다.

아래에 생각나는 캐릭터들에 대해서 적어보았다. -스포일러에 대해서는 글 접기 기능을 통해 가려놓았으니 시즌8까지 다 본 사람들만 열어보길 바란다.



이 남자가 주인공인 잭 바우어이다. 이름도 참 멋지지 않은가? 내 영어이름은 벤자민인데, 성을 바우어로 해버릴까 진지하게 고민했었다. 크크.

세상에 권총을 들고 있는 모습이 이렇게 잘 어울리는 남자가 또 있을까.
처음 시즌 1을 볼 때, 참 평범하게 생긴 놈이 주인공을 하는구나 생각했었는데, 몇 에피소드가 지나지 않아서 나는 그에게 완전히 빠져버렸다.

그가 호흡을 빨리 하며 숨을 몰아쉬면서 말하는 연기는 너무도 자연스럽고, 보는 이로 하여금 긴장감을 더해준다. 소리지를 때의 칼칼한 목소리도 딱 군대체질이고 말이다.

주위의 누군가가 남자의 로망은 아이언맨이야! 라고 했었는데, 나는 전혀 공감할 수 없었다.
남자의 로망은 바로 잭 바우어다.



냉청하고 빠른 판단력을 가진 아버지에게서 태어난 딸 답지 않게 그녀는 많은 위험을 몰고 다닌다. 그것 때문에 시청자들은 하나같이 그녀를 싫어하지만 나는 그녀가 예뻤기 때문에 모든 것을 용서할 수 있었다.
사실 시즌 1편에서 내 눈은 거의 그녀의 가슴만 따라다녔던 것 같다. 그렇다. 바로 저 옷이었다.
그녀가 없었다면 나는 시즌 1을 초반부만 조금 보다가 이 훌륭한 작품을 더 보는 것을 포기해버렸을지도 모른다.



잭 바우어만큼이나 비중있고 멋진 남자였다.
잭 바우어처럼 아니 그 이상 빠르고 정확하게 판단을 내릴줄 알고 신념을 가진 훌륭한 대통령이다. 연기력도 너무 좋아서 정말 미국 대통령처럼 느껴졌는데, 우리나라에도 언젠가 저런 사람이 함께할 수 있기를 바란다.



시즌 1에서는 그냥 재수없던 한 남자였는데, 제작진에 의해 조금씩 호감형 캐릭터로 바뀌게 된다.
나는 그가 그다지 매력적으로 보이지는 않았지만, 어쨌거나 그는 점점 큰 비중을 차지하기 시작했다.




잭은 그녀를 좋아했지만, 나는 그녀가 나올 때마다 참기 힘들었다.
남자들이 섹스앤더시티를 싫어하는데는 다 이유가 있다. 여주인공들이 못생겼기 때문이다.
그녀는 킴바우어처럼 예쁘지도 않으며 클로이같은 개성도 없다. 로맨스도 없고, 감동도 없고 재미도 없었다.
미스캐스팅이다.



위의 오드리 레인즈의 아버지이다. 딸과는 다르게 이 남자는 아주 무게감있게 역할을 잘 소화해냈다 찰스 로건의 비리를 알아낸 직후 그를 찾아가면서 전화로 대통령에게 건방지게 말하던 장면이 인상깊게 남아있다.




둘다 못 생겼지만 개성있고 매력있는 캐릭터이다.
그들의 비꼬는 말투는 너무 재미있고 사람을 열불나게 하는데, 와 회사에서 저런거 따라하면 안되겠지 싶다.




24시에는 왜 이렇게 멋진 남자가 많은가. 나도 나이가 먹으면 이런 눈매와 머리를 갖고 싶다.
그는 CTU의 국장 중 최고의 리더십을 갖추고 있었다.



르네 워커는 내게 가장 예쁘고 매력있는 캐릭터였으므로 이정도 크기의 사진을 올려줄만한 가치가 있다.





잭 바우어는 머리 싸움은 물론이고, 총싸움에서도 거의 적수가 없을 정도로 압도적으로 강한데, CTU 요원들 중 위 세명 정도가 그나마 그와 함께 총질 할만한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

나는 특히 맨 왼쪽의 체이스가 가장 기억에 남고 좋았는데, 그의 마지막이 너무 슬펐기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눈매가 맘에드는 남자답고 멋있는 친구였다.

시즌 7인가 8에서 부둣가에서 콜(맨 우측)과 다른 -별 비중 없던 부하 2명을 데리고 적들과 싸우던 총격신은 너무 좋았다. 4명이서 방패를 만들어서 옆으로 빠져나가던 장면 말이다.

기억을 더듬다보니 또 다시 보고 싶어진다.

시즌8이 정말로 끝은 아닐꺼야 라고 생각하면서 봤는데, 맨 마지막편이 끝날 때 시간이 꺼꾸로 올라가는 것을 보고 아 진짜 끝이구나 하고 직감적으로 느꼈다. -보통은 엔딩 장면에서 시간이 57 58 59 00 이런식으로 올라가면서 마무리 되는데, 시즌 8의 마지막 장면은 3 2 1 0 이렇게 끝나는 것이 아닌가.

해피 엔딩보다는 비극으로 끝내는 것이 더 작품의 질을 높여준다고 생각한다. 억지로 마지막을 해피 엔딩으로 짜맞추면 촌스럽다.
24시는 각 에피소드마다 그런 적절한 비극을 통해 마음을 짠하게 만드는데, 그래서 더 좋았던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24시가 더 나오기를 원하고 있기 때문에 아마도 시즌 9나 영화가 충분히 나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지만  잭 바우어의 건강이 좋지가 않다는게 문제이다.
빨리 회복해서 다시 한번 그의 "댐잇!" 을 듣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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