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a Log

Windows Internals 제5판 - 10점
마크 러시노비치 외 지음, 안철수 연구소 기반기술팀 옮김/에이콘출판


악. 기다리고 기다리던 Windows Internals 5th가 드디어 번역본이 나왔다.

이 책을 처음 훑어 봤을 때는 데이빗과 마크 이 자식들이 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건지, 왜 이 따위 얘기를 하는건지 아무것도 이해할 수가 없었다.

4판 서문에 저자들이 제프리리처에게 감사를 전하는 문구가 있는데 내용이 너무 웃긴다.

Thanks to our friend Jeffrey Richter, for writing the "What about .NET and WinFX" sidebar in Chapter1 and for continuing to remind us over many dinners together of his view on how few people should care about what we talk about in this book.

도대체 그런 주제로 책을 쓰면 몇 명이나 사보겠냐. Windows via C/C++ 을 이길수 있을 것 같아? 라고 밥먹는 중에 놀려대는 모습이 왠지 상상이 간다.

디바이스 드라이버를 만들어보면서 이 책의 내용들이 조금 더 잘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특정 개발자들에게는 정말 중요한 내용이라는 것도 알았다.

내 실력이 부족한 것이 주 원인이었지만 기존 4판에서는 번역도 조금은 불만족스러웠고 잘못된 그림이나 오타 등도 많아서 답답했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비스타 이후 변경된 많은 내용들이 4판에는 없었다는 것인데, 그래서 5판이 빨리 번역되어 나오기를 간절히 기다려왔다.

실력있는 사람들이 작업한 만큼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 같아서 가슴이 설렌다.
책 값이 조금 비싸긴 하지만, 뭐 좋은 책이니깐 이 정도 쯤이야.

쿼드 코어가 대중화되기 시작할 때였으니깐 2008년도 쯤이었나보다.

예전에 친구들하고 술을 마시면서 컴퓨터 이야기를 했었다.
우리들은 다 같은 컴퓨터 공학도라서 술 마시면서 기술에 대해서 많이 얘기하곤 하는데, 그 날은 CPU 얘기가 나왔다.

한 친구 녀석이 컴퓨터를 새로 샀다고 자랑을 하면서, 코어가 많아지면 돈만 비싸지고 실제로는 싱글코어보다 더 느릴 수 있다는 얘기를 했다.

그 친구도 컴퓨터 공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프로그램에 대해서 좀 알고 있었는데, 1개의 쓰레드만 사용하는 프로그램은 쿼드코어보다도 싱글코어 머신에서 더 빨리 동작한다는 것이다. 물론 쿼드코어 머신의 클럭이 더 낮을 경우에.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을 수 있는데 사실 이는 틀렸다. 한 클럭에 1개의 명령어만 처리할 수 있다고 한다면 물론 맞는 얘기겠지만 요즘 CPU는 너무나 똑똑하다.

요즘 나오는 2.0대 초반의 코어 하나가 2005~6 년 아키텍쳐의 싱글코어 3.0대 CPU들보다 훨씬 많은 일을 할 수 있다.

클럭이 높으면 열도 많이 나고 전기세도 많이 나가기 때문에, 나는 CPU를 살 때 항상 2.33이나 2.66 정도의 모델에서 고르곤 한다. 낮은 클럭의 CPU를 사면 오버클럭킹도 더 안정적으로 할 수 있기 때문에 여러모로 좋은 점이 많다.

어떻게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지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가벼운 책으로 카테고리하긴 했지만 가벼운 내용은 아니다. 사실은 정말 어렵다.

학교 다닐 때는 컴퓨터 구조가 너무도 재밌었는데, 요즘에는 컴퓨터 구조가 왜 이렇게 어렵고 무섭게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이 책은 여러 재밌는 주제들을 비교적 가벼운 문체로 설명하고 있으므로, 한 번 도전해서 읽을만 하다.

나는 책을 읽으면서 오탈자를 거의 찾지 못했는데, 한빛미디어 오탈자 페이지에 아주 많은 버그신고가 되어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참 대단한 사람들이다.

아마 2쇄에서는 저 내용들이 잘 반영되어 나올 것이다.

저자는 블로그에 윈도우 프로그래밍이나 병렬 프로그래밍에 대해 포스팅하곤 하는데, 주제나 내용이 자극적이고 재밌는 것들이 많으므로 피드를 구독해서 받아보는 것을 추천한다.